학부모란 새로운 세상

제이든이 프리스쿨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낯선 세상과 마주하고 있다.
바로… dealing with teachers.

첫번째 선생님이 매우 좋았는데 그 선생님이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면서 만나게 된 선생들이 상당히 기대 이하라서 깊은 고민에 빠져있고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잘 하는 아이는 어디를 가도 잘 하고, 안하는 아이는 어딜가도 안하는 것 처럼 어쩌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학교가 아무리 좋아도 선생을 잘 못 만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이제 막 3살반이 넘었는데 현재 선생은 매일같이 문제점만 나열하고 있다.
3살넘으면 어른말을 잘 들어야 하고 자기 표현도 잘 해야하고 말도 많아야 하고 정리정돈도 잘 해야 하고 밥도 잘 먹어야 하고 힘도 스스로 조절해서 다른 애들이 넘어지지 않게 살살 밀어야 하고 잘못된걸 가르키면 바로 습득해야 한다는게 현재 선생의 지론이다. 썸머캠프를 시작한지 3주가 막 끝났는데 내가 지금까지 들은건 저런 종류의 컴플레인 뿐이다.
처음 몇번 들었을때는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찾기위해 대화를 했는데 3주째 비슷한 얘기가 반복 되니까 도대체 학교에서는 그럼 뭘 가르키려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내 아이가 완벽한게 아니기에 선생의 지적사항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하는데 아이가 잘 하는 것 보다 못 하는 것만 집중하는 선생의 모습에 reg flag가 펄럭인다.
나도 학부모가 처음 하는 일이라 서툴고 제이든도 3살반이 된게 처음이라 서툰데 학교에서 원하는 기준이 내 상식으론 이해가 안간다. 그 선생만 그러는걸지도 모르지만. 선생말을 듣다보면 학교생활을 무난하게 할 모든 것들을 집에서 다 배워와야 하는건데 그럼 학비를 받는 이유는..?

또 집에서 하는 행동이랑 학교에서 하는 행동이 일치가 되야 어느정도 수긍이 될 텐데 전혀 한적도 없고 본적도 없는 행동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내 입장에선 할 말이 없다.
본적이 있어야 바로 잡아주던지 말던지 할거 아닌가.
학교에서 문제가 보이면 가르켜야 하는게 선생이 할 일 이라고 알았는데 내가 모르는사이 바뀌었나 보다.
당연히 집에서도 매일같이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가르키고 있고 이제 3살반인 제이든이 배워야 할것은 매일 같이 늘어나고 있고 더 많아질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보면 미국 프리스쿨 선생들은 조금만 힘들면 therapy, therapy 노래를 부른다. 가르키기 쉬운 아이로 가르켜서 보내주삼~ 뭐 이런 느낌?
선생들이 힘들어 하면 부모인 내 입장이 죄인이 된 기분이 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받아들여서 (제이든의 담당 닥터는 필요없다 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therapy를 몇번 가봤는데 병원에서는 아이를 ‘지극히 정상인 3살반’의 행동으로 보고 therapy를 받아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그래도 더 확실히 하기 위해 몇가지 테스트를 좀 더 해 보려고는 한다. for Jayden’s benefit.
닥터의 말은 진짜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분명 있지만 보통 대부분 아이들은 선생들이 우려하는 것들에 대해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grow out of it 이란다.

프리스쿨 선생을 몇명 경험하고 느낀게 참 인내심 없다. 이다.
원래 말이 늦은 제이든인데 이제 막 3살반이 된 아이의 수준을 보기 보다 “곧 4살”에 포커스가 맞춰 있다. 5개월안에 얼마나 더 발전할 지에 대한 기대란 찾아볼 수가 없다.
전에 학교는 더 했는데 그때 당시 막 3살이 된 제이든이 책 한권을 앉은자리에서 다 안 본다고 킹더에 가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식으로 얘기했었다.(킹더는 5살에 가는데 2년후 걱정을 함)
3살이 좀 넘고 나서 제이든은 앉은자리에서 책을 5~10권씩 보기 시작했다. 같은 책을 내리 3~5번씩 읽어줘야 하기도 했고 어느날 밤엔 스무권을 읽어달라고 침대에 쌓아 올려놔서 목이 아프기도 했다… 물론 어떤 날은 한권도 안읽고 하루를 보낼때도 있다. 난 크게 개의치 않는다.
독서는 나이불문 당연히 중요한거지만 모든 사람들이 독서가가 되는건 아니다. 그리고 강요한다고 모든 아이들이 독서를 즐기는 것도 아니다.
Honestly, 책 안읽는 어른들도 넘쳐나고, 정리정돈 못 하는 어른들도 많아서 관련 책자가 쏟아져 나오고, 성질대로 안되면 주먹부터 나가는 사람들도 많고, 대학교육까지 받아도 하고 싶은 말 잘 못하는 어른들도 많으며, 잘못된거 지적 받아도 못 고치는 어른들도 많고, 어른들도 편식한다.

난 엄마이지 전문교육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집에서 가르칠 수 없는 것들을 아이가 학교에서 배워왔으면 해서 학교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짧은 시간 경험한 것은 좋은 선생을 만나는게 하늘의 별 따기같이 불가능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만 든다.
아이를 탓 하기엔 아이가 너무 어린데도 선생들은 아이의 행동을 부모에게 시시콜콜 이른다.. 애가 이랬어요! 어떻게 좀 해주세요 하면서.
내가 기대했던 이상은 아이의 이런 부족한 부분을 우리가 이렇게 가르키고 있다,라고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는 건데 이런 선생이 존재하기나 할까…?
그리고 제이든을 격어보고 알고 있는 모든 친구들은 하나같이 제이든이 매우 순하다고(땡깡은 그저 보통아이들 수준임) 평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봐도 그렇고) 의아할 따름이다.

제이든의 첫 번째 선생님은 실제로 제이든의 산만함 조차도 한꺼번에 많은것에 호기심이 있다, 한번에 많은걸 배우려고 저러는거다, 라는 피드백을 해줬고 말이 느린것에 대해서도 말을 많이하는 양이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말해 줬었다. 실제로 Speech therapist도 evaluation 할때 얼마나 많이 이해하는지에 더 중점을 두는 질문이 많았었다. Therapist는 히어링에 문제가 없고 현재 말이 늘고 있는 상태인데다 이해력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자신은 speech delay에 큰 걱정은 안하다는 진단을 내렸었다. (두번 다)
학교에서만 걱정이 태산인데 (again, 이제 3주째) 볼때마다 선생은 하루빨리 말이 늘어야 한다, 또래들과 비슷한 수준이 되어야 한다, 라고 강요만 한다. 자신이 그 부분에 어떤 contribute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상실한 채로. 또 아이들을 매일 마주하는 자신들이 전문적으로 문제있는 아이들을 단 시간안에 진단하는 의사들보다 더 자세히 안다고 착각하고 있다.
실제로 선생이 내게 한 말은 5분정도 애들 보고 판단하는 소아과 의사의 의견보다 더 오래 아이들과 부딪히는 자신들의 의견, 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그 의사들이 그 시간안에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 얼마나 오랜시간 공부를 하고 트레이닝을 했는지는 상상도 못 하는 듯…

새로운 학교를 다시 알아보고 있는데 선생을 격어보기 전엔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썬 매우 skeptical 하다.
물론 난 엄마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겠지만 저런 수준의 선생을 상대하는 일이 상당히 피로하고 에너지를 갉아 먹기 때문에 요즘 좀 심적으로 많이 피곤하다.
난 아이가 다른 아이들처럼 때 되면 도착해야 하는 milestone도 중요하지만 절대적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는편이라 느긋한데 그 선생들은 왜 그렇게 급한지 모르겠다.
내가 중요하게 보는건 얼마나 행복하게 하루를 살고 행복한 상태로 milestone을 지나가느냐 이다. 그리고 좀 늦으면 어때?
남들보다 빨리 걸었다고 달리기 선수가 되는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빨리 말이 트였다고 변호사가 되는 것도 아니며 남들보다 숫자를 빨리 깨우쳤다고 수학자가 되는 것도 아닌데 요즘 어른들은 너무 급하다. 그리고 결과에만 집중이 되어 있다. 난 그렇게 성급하게 판단하며 살고 싶지 않다.
아이들은 다 각자의 pace로 성장을 하는건데 milestone은 guide일 뿐 정답은 아니다. 이거에 안절부절하는 어른들이 더 문제다.

매일 아침 학교로 향하는 차 안에서 스쿨~스쿨~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제이든을 보면서 고민이 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즘이다.
학부모가 된다는게 이런거구나.